가상 이야기, 텍스트로 읽기
이 내용은 서비스 설명을 위한 가상 이야기입니다.
책을 여는 말엄마라는 이름 이전에
네가 이 책을 펼칠 즈음, 나는 아마 네가 좋아하는 반찬을 만들고 있을 거야. 늘 하던 대로 안부를 묻고, 밥은 먹었는지 궁금해하겠지.
그런데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해. 엄마가 되기 전의 나에 대해서. 작은 골목을 세상 전부로 알던 아이, 첫 월급을 받고 한참을 웃던 사람, 처음 너를 안고 어쩔 줄 몰라 하던 날의 나에 대해서.
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야. 다만 네가 언젠가 문득 궁금해할지 모를, 내 삶의 작은 조각들이란다.
첫 번째 이야기 · 어린 시절참새라고 불리던 아이
동네 사람들은 나를 ‘참새’라고 불렀다.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알종알, 궁금한 것도 하고 싶은 말도 많았다. 친구들을 골목으로 불러 모으는 일은 언제나 내 몫이었다.
집 앞 돌담에는 작은 풀꽃이 피었다. 우리는 꽃잎을 모아 소꿉놀이를 하고, 나뭇가지를 주워 금을 그었다. 해가 길어진 날에는 골목 끝까지 달리기를 했다.
대문 앞에서 엄마가 내 이름을 부르면, 그제야 하루가 저물었다. 저녁 냄새가 새어 나오는 집으로 돌아가며 내일은 또 무엇을 할까 생각했다.
그때의 나도, 너처럼 작은 아이였다.
두 번째 이야기 · 우리 집의 풍경툇마루에 앉아 있으면
어릴 적 집에서 가장 좋아했던 곳은 툇마루였다. 신발을 벗고 올라가 다리를 흔들면, 낮 동안 햇볕을 머금은 나무가 발바닥에 따뜻하게 닿았다.
부엌에서는 엄마가 콧노래를 불렀다. 무슨 노래였는지는 이제 기억나지 않는다. 다만 무언가 보글보글 끓는 소리와, 내 이름을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는 아직도 선명하다.
별일이 없던 날이 오래 남을 줄은 그때 미처 몰랐다. 지금 우리 집 부엌에서 네가 떠드는 소리를 들을 때면, 가끔 그 툇마루에 다시 앉아 있는 기분이 든다.
기억 속의 한 장면봄은 늘 그 길로 왔다
학교에서 돌아오는 길, 작은 집 담장 너머로 꽃이 피었다. 나는 그 길을 조금 천천히 걸었다.
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며 그린, 마음속의 풍경.
나의 가족에게우리의 이야기는 계속되니까
여기까지 읽어 줘서 고마워. 네가 알던 엄마와 조금은 다른 모습이 있었니?
어떤 날에는 한 줄을 적는 것도 쉽지 않았고, 어떤 날에는 잊고 있던 이야기가 줄줄 떠올랐다. 그렇게 적다 보니 내게도 참 많은 봄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.
다음에 만나면 네 이야기도 들려줘. 같은 날을 네가 어떻게 기억하는지, 요즘 무엇을 좋아하는지. 우리는 아직 서로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많으니까.
가장 평범한 날에도, 너를 사랑하는 엄마가.